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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지소연·페어 연속골 폭발…여자축구, 유럽 평가전서 체코에 2-1 승리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선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체코에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풋볼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체코를 2-1로 제압했다. 여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0위, 체코는 28위다.지소연(시애틀 레인)이 A매치 70호골을 터뜨린 가운데, 여자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2007년생 케이시 페어 유진(에인절 시티)도 결승골을 터뜨려 더욱 의미 있는 승리를 합작했다.이날 승리한 한국은 오는 28일 에스토릴로 이동해 홈팀 포르투갈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을 여자 FIFA 랭킹 21위로 한국보다 한 계단 낮은 팀이다.여자축구는 올해 출전하는 주요 대회가 없고, 대신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과 2027 FIFA 여자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한국은 페어와 최유리(버밍엄 시티)가 투톱으로 나서고, 지소연과 조소현(버밍엄 시티), 장슬기(경주 한수원) 중원에 포진했다.추효주(인천 현대제철)와 이은영(화천 KSPO)이 양 측면 윙백을 맡았고, 심서연(수원FC 위민) 이영주(마드리드CFF) 김혜리(현대제철)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맏언니 김정미(현대제철). 전반 16분 만에 한국이 균형을 깨트렸다. 주인공은 에이스 지소연이었다. 김혜리가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지소연이 수비벽을 넘긴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은 크로스바에 맞은 뒤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이어 한국은 후반 1분 추가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페어는 상대 수비를 제친 뒤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페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로, 이번이 A매치 4번째 득점이다.한국은 후반 8분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이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국과 체코의 여자축구 사상 첫 맞대결의 역사에도 승리가 새겨졌다. 김명석 기자 2024.02.25 08:37
프로축구

'한국 여자축구 미래' 페어, 미국 에인절 시티FC 최연소 입단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 케이시 유진 페어가 미국여자프로축구(NWSL) 에인절 시티FC에 입단했다. 에인절 시티 구단은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페어의 입단 소식을 알렸다. 페어는 구단 역대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7년생 페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페어는 콜린 벨 감독이 이끈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페어는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33분 교체로 출전해 여자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16세 26일) 출전 기록을 작성했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는 선발 출전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1m78cm의 큰 키의 페어는 몸싸움 능력과 주력이 뛰어나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2일 열린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여자 영플레이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페어는 구단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여자 월드컵 출전이 기존 계획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밝혔다. 미국 PDA 아카데미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페어는 당초 대학 진학 예정이었으나, 곧장 프로 무대로 뛰어들기로 마음을 바꿨다. 페어는 "월드컵을 경험한 후 그 정도 수준의 무대에서 계속 경쟁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계속 발전하고 싶다"며 "거기서 독일 대표팀과 맞붙은 후 여기로 돌아와 내 나이대 선수들과 경기하려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고 밝혔다. 에이절 시티 구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로 두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에인절 시티와 훈련하며 입단을 준비한 페어는 "한인타운에 처음 방문해봤다. 난 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한인 타운이) 이렇게 가까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베키 트위드 감독은 "밖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면 페어가 16살이라고 절대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 "합류한 직후부터 팀과 잘 어울렸다. 경기 중에는 스스로 도전하며 발전을 도모한다"고 말했다.NWSL는 잉글랜드의 슈퍼리그(WSL)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여자축구리그로 평가받는다. 2022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한 에인절 시티는 첫 시즌은 정규리그를 8위(8승 9무 5패), 2023시즌은 5위(8승 7무 7패)를 기록했다.이형석 기자 2024.01.19 10:42
국가대표

황금세대보다 돋보인 16세 신성...한국 여자축구, 첫 경기 위축 징크스 고질병 못 고쳤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체질 개선’은 아직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첫 경기마다 위축되거나 실수를 연발하는 약체의 모습을 여전히 벗어내지 못했다. 한국은 25일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전반 30분 카탈리나 우스메, 39분 린다 카이세도에게 연이어 골을 내줘 0-2로 졌다. 32개국이 참가해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오르는데, 한국은 첫 경기 패배로 16강행이 험난해졌다. 전날 열린 H조의 다른 팀 경기에서는 독일이 모로코를 6-0으로 제압했다. 독일(승점 3·골 득실 +6)이 H조 1위, 콜롬비아(승점 3·골 득실 +2)가 2위에 올랐고, 한국은 3위(승점 0·골 득실 -2)에 자리했다. 한국은 FIFA 여자 랭킹 17위다. 콜롬비아는 25위로 한국보다 랭킹이 낮지만, 선수들의 피지컬과 활동량이 위협적이었다. 한국의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은 ‘고강도 훈련’을 키워드로 팀을 이끌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적어도 첫 경기에서는 그 효과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한국은 스타팅으로 최유리와 손화연(이상 현대제철)이 최전방에 나섰다. 미드필드에는 베테랑 듀오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토트넘)이 이금민(브라이턴)이 섰고, 양쪽 윙백으로 장슬기(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나섰다. 스리백 수비는 김혜리, 임선주(이상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으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윤영글(BK 헤켄)이 맡았다. 초반 분위기는 팽팽했지만, 페널티킥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콜롬비아 쪽으로 넘어갔다. 전반 28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아든 마누엘라 바네가스의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심서연의 핸드볼 파울이 나왔다. 심서연에게 옐로카드가 주어졌고, 콜롬비아는 페널티킥을 얻었다.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 페널티킥은 어쩔 수 없었지만, 문제는 분위기였다. 콜롬비아는 첫 골 후 벤치 선수들까지 몰려나와 춤을 추며 흥을 살렸다. 이어 전반 39분에 나온 실점 상황에선 골키퍼 윤영글의 실책이 뼈아팠다. 날카로운 돌파와 거친 몸싸움으로 콜롬비아 공격을 주도한 카이세도가 왼쪽 측면 돌파 후 날카로운 킥을 날렸다. 윤영글이 펀칭했어야 할 공을 어설프게 쳤고, 이게 뒤로 미끄러져 넘어가면서 골이 됐다. 9분 만에 두 골을 내주자 한국 선수들은 조바심에 위축된 플레이를 했다. 슈팅 숫자에서 한국은 콜롬비아에 5-17(유효슈팅 3-5)로 크게 밀렸다. 지소연은 경기 후 "큰 경기에서는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초반에는 괜찮게 시작했는데, 페널티킥을 내주고서 분위기를 빼앗겼고 작은 실수들로 인해 두 번째 골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좀처럼 흐름을 바꾸지 못하던 한국은 후반 23분 손화연과 조소현을 빼고 베테랑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과 스피드가 좋은 강채림(현대제철)을 투입해 공격 변화를 꾀했다. 이날 한국에 활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후반 33분 최유리를 대신해 투입된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였다. 2007년 6월 29일생으로, 만 16세 1개월의 나이인 페어는 한국 축구 사상 첫 월드컵 본선 경기에 나선 혼혈 선수이자 FIFA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출전 신기록을 썼다. 종전 최연소 출전은 1999년 미국 여자 월드컵에 16세 34일의 나이로 출전한 이페아니 치에진(나이지리아)이었다. 페어는 16세 26일이다. 페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공격 자원으로, 키 1m78㎝의 당당한 체격과 거침없는 몸싸움으로 콜롬비아에 맞섰다. 한국은 후반 43분 수비수 추효주를 빼고 공격수 문미라(수원FC)를 투입하며 한 골이라도 넣기 위한 총력전을 폈으나 0-2 패배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벨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페널티킥에 이어 두 번째 골도 내줬다. 항상 실수 직후 위험한 순간이 오니까 그렇게 쉽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면 콜롬비아가 실수했을 때 우리는 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게 큰 차이였고 경기력의 차이였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2003년 미국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이래 이날까지 네 번의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무득점 전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다. 한국은 30일 오후 1시 30분 모로코와 2차전에 나선다.이은경 기자 2023.07.25 19:02
국가대표

[오피셜] ‘16세 혼혈’ 페어 깜짝 발탁… 벨호, 월드컵 최종 명단 공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설 23인이 공개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오는 20일 개막하는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참가할 여자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23명과 예비 멤버 2명을 5일 발표했다.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 23명 명단에는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윤영글(BK헤켄)을 비롯해 김혜리, 임선주, 장슬기, 최유리(이상 인천현대제철), 지소연, 추효주(이상 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튼), 박은선(서울시청) 등 주축 멤버들이 모두 포함됐다. 여자대표팀 최초의 혼혈 선수로 발탁돼 주목받은 16살의 케이시 페어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돌파력, 득점력을 두루 갖춘 공격수다. 이은영(고려대)과 고유나(화천KSPO)는 예비 멤버로 일단 호주까지 동행해 부상 선수 발생에 대비한다. 대회 규정상 부상 선수가 나올 경우 팀의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교체할 수 있다.지난달 18일부터 파주NFC에 소집돼 훈련해 온 31명 선수 중 엔트리와 예비 명단에서 제외된 6명은 4일 훈련을 끝으로 퇴소했다. 또 기존 주축 선수 중 부상으로 이번 소집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던 이민아, 장창(이상 인천현대제철)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엔트리 23명 중 월드컵 참가 경험이 있는 선수는 모두 14명이다. 김정미, 박은선, 지소연, 조소현, 김혜리, 임선주, 이금민은 3회째 출전한다. 골키퍼 김정미는 38세 9개월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령 월드컵 참가 선수가 됐다. 남녀를 합쳐도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참가한 박규정(당시 39세 2개월)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반면 16세 1개월의 케이시 페어는 2003년 미국 월드컵에 참가했던 당시 16세 9개월의 박은선을 제치고 남녀를 통틀어 한국의 역대 최연소 월드컵 참가 선수가 됐다.여자대표팀은 오는 8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친선 평가전을 치르고 출정식을 가진 뒤 10일 호주로 출국할 예정이다.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25일 콜롬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이어 30일 모로코, 다음 달 3일에는 독일과 3차전을 치른다.한국 여자축구의 월드컵 최고 성적은 지난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기록한 16강이다. ▲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참가 엔트리(23명)GK :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윤영글(BK 헤켄, 스웨덴), 류지수(서울시청)DF : 김혜리, 임선주, 장슬기, 홍혜지(이상 인천현대제철), 심서연, 추효주(이상 수원FC), 이영주(마드리드CFF, 스페인)MF : 지소연, 김윤지, 전은하(이상 수원FC), 조소현(토트넘, 잉글랜드), 이금민(브라이튼, 잉글랜드), 천가람(화천KSPO), 배예빈(위덕대)FW : 최유리, 강채림, 손화연(이상 인천현대제철), 문미라(수원FC), 박은선(서울시청), 케이시 페어(PDA, 미국)* 예비 멤버 : 고유나(화천KSPO), 이은영(고려대)파주=김희웅 기자 2023.07.05 09:11
축구

프로 무대로 돌아온 여자축구의 아버지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 한 선수가 ‘아빠 같은 감독님이 아니라 감독님 같은 아빠’라고 얘기해주더군요. 제 딸과 비슷한 나이의 선수들이라 딸처럼 여긴 게 마음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여자축구를 선택한 것도 ‘딸 바보 아빠’ 마음에서죠.” 윤덕여(59) 전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돌아왔다. 지난달 여자 프로축구 WK리그 세종 스포츠토토와 1년 계약했다. 지난해 6월 프랑스 여자 월드컵 본선 직후 대표팀을 떠난 지 1년 반 만이다. 최근 만난 윤 감독은 “쉬는 동안 WK리그와 해외 여자경기를 꾸준히 보며 한국 여자축구 발전에 대해 고민했다. 국내외 남자팀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여자축구에 먼저 눈길이 갔다. 인연이 이어지려 그랬던 모양”이라며 웃었다. 윤 감독이 여자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한국 여자축구는 르네상스기를 보냈다.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6년 반 동안 윤 감독은 A매치 100경기에서 48승 14무 38패를 기록했다. 2회 연속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고,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을 한꺼번에 이뤄냈다. 비약적으로 성장했던 시기였다. 지소연(첼시)과 조소현(웨스트햄)이 잉글랜드 여자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 등 대표선수 여럿이 해외 무대를 누볐다. 대표팀 약진 덕분에 WK리그도 호시절을 보냈다. 요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어느덧 윤 감독과 함께 전성기를 보낸 여자 대표팀 핵심멤버들이 30대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이들 뒤를 이을 대형 신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국제대회 등 국가대표팀이 모일 기회가 크게 줄었다. 남자 대표팀도 경기력 유지를 위한 친선전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여자 대표팀은 더욱 설 자리가 좁다. 윤덕여 감독은 “대표팀 감독 임기 막바지에 세대교체를 추진했지만, 여러 한계에 부딪혀 완수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마음속 빚으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 때와 비교해 풍족하지 않은 대우,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WK리그에 ‘집착’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프로팀을 맡아 가능성 있는 새 얼굴을 직접 찾아내고 길러서 대표팀과 여자축구가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스포츠토토는 지난 시즌 WK리그 8개 팀 중 6위에 그쳤다. 윤덕여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김상은, 최유리, 어희진, 지선미 등 대표선수들이 계약 만료로 줄줄이 팀을 떠났다. 윤 감독은 “주축 선수가 빠져나가 상황이 어렵지만, 그 때문에라도 ‘새 얼굴’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밖에 없다. 7일 오후 선수단 상견례가 있는데, 지나간 상황은 접어두고 밝은 얼굴로 앞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6년 넘게 아무 잡음 없이 여자 대표팀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던 윤덕여 감독은 차분하게 “원칙 하나만 지켰다. 바로 ‘선수를 내 딸처럼’이라는 원칙”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제자들이 좋은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길 바랐다. 그런 마음을 선수들이 이해하고 따라준 것 같다. 스포츠토토 감독으로서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12.07 08:38
축구

‘성별 논란’ 박은선 “가족들은 피눈물…포기 않겠다”..이유는?

여자축구선수 박은선(27·서울시청)이 또 성(性)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 감독들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박은선의 성별 논란을 제기,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구단에서는 박은선이 경기에 계속 출전할 경우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6개 구단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WK리그 단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면 결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은선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남겼다. 그는 "지금 상황이 너무 머리 아프다"며 "성별 검사를 한 두번 받은 것도 아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때도 받아서 경기출전했다. 그때도 어린나이에 수치심을 느꼈다. 지금은 말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예전 같았으면 욕하고 '안하면 돼' 이랬겠지만 어떻게 만든 내 자신인데, 얼마나 노력해서 얻은건 데 더 이상 포기 안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박은선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이 소식을 들은 우리 엄마랑 오빠, 언니는 피눈물 흘리고 있다"며 "내가 더 노력해서 니들(6개 구단 감독)도 기분 더럽게 해줄테니 단디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고 각오를 전했다. 박은선은 '여자축구의 박주영(28·아스널)'으로 통했다. 지난 2003년 미국월드컵에 16살의 나이로 대표팀에 발탁돼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5 동아시아축구선수권 등 굵직 굵직한 세계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4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는 미국과 스페인, 러시아 등 강호와 한조에 편성됐지만, 홀로 8골을 꽂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청소년 때 빛을 봤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부침을 심하게 겪었다. 특히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실업에 진출하며 논란이 됐다. 여자축구연맹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선수는 대학에 입학해 2년간 뛰어야 한다'는 선수선발 규칙(3조3항)을 어겼다는 이유로 박은선에게 3개 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에 박은선은 2005년을 고스란히 날렸다. 2010년에는 중국 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박은선의 성별검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은선은 팀에 복귀했지만 훈련을 이탈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해 불우한 가정사까지 겹쳤다. 아버지 박순권 씨가 골수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아버지 수술비는 그대로 빚으로 남았다. 박은선의 가족은 콘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만든 집에 살고 있었다. 이에 박은선은 지난해 서울시청에 복귀해 다시 축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WK리그에서 19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고 만년 하위권이던 소속팀 서울시청을 준우승까지 끌어올렸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3.11.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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